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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do I feel the moments

20대 후반에 참선을 배웠다. 누누이 노력한 바, 좌선을 하면 오래지 않아 생각이 끊어진 자리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고 한동안 텅빈 자아의 몰입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이 훈련을 방 안에서의 명상 뿐 아니라 카메라를 든 모든 순간에 적용시킨다. 마주치는 세상에 자아가 있는 그대로 반응하는 것이다. 내 감각은 판단의 여지를 두지 않고 삶의 순간에 개입한다. 수시로, 명징하게 찍어서 정지 시키고자 하는 간절함이 솟구친다. 찍는 그 순간. ‘나’는 없어진다. 대체로 조리개는 조이고 셔터 스피드는 최대로 흔들리지 않는 세팅으로 제한을 건다. 조리개와 셔터만으로 최대한 단순하게 조작한다. 그래야만 삶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순간에 잠시  머 물 수 있다. 거리 사진의 핵심은 매 순간 실패에 대해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나는 보았지만 찍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벗어나 시간의 흐름속에서 존재를 긍정하는 것이다. 베를린에 머물면서 거리 사진과 참선을 병행했다. 여행지에서는 피곤하지만 각성의식이 첨예하기 때문에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거나 진솔한 자신과 대면할 기회가 많아진다. 나에게 깨어있다는 것은 사진으로 소통하려는 의지이다. 세상의 무심함을 끊고 몇 초 간의 프레이밍과 셔터누름은 살아있음의 희열을 가져온다. 나의 결정적 순간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나는 계속 사진적 수행을 실행 할 것이다. 사진 클릭해서 감상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