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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상화원

일요일 아침은 반음 풀어둔 기타줄의 텐션과 비슷하다. 울림은 깊고 소리는 부드럽다. 아랫배에  힘을 꽉 주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다. 새벽에 가까운 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좋아한다. 창밖의 어스름이 걷히고 사이언 색감이 농후한 거리를 내려다 본다. 모두가 무장해제된 시간에 습관처럼 노트북을 킬까. 책을 펼칠까. 잠시 고민해 본다. 잠시 웹 브라우저를 열어 보기로, 간밤에 세상은 안녕하셨는가가 궁금하다. 대번에 포탈사이트 일면에 소개된 죽도 상화원의 포스팅을 보았다. 작은 섬 전체가 하나의 공원으로 이루어졌단다. 듣도보지 못한 관광지 였지만 오호 이런데도 다 있었네 하는 발견의 기쁨이 컸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우연히 이곳의 소개를 보니 필연적으로 이곳을 가야될 것만 같았다. 마침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모처럼 날씨가 환상적으로 좋았다. 올림픽 대로에 나서니 시정이 좋아 북한산이 선명했다. 오늘 같은 날은 어디를 가도 5월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도로는 막힘없이 고속을 유지했다. 우리는 2시간 여 만에 대천 IC에서 빠져 대천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드넓은 해안가에 서서 바닷바람을 맞고 파도소리를 들으니 작은 반도 나라의 이점이 이런것이 아니겠나 란 생각이 들었다. 하루여행으로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은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워 할 만 한 것이 틀림없다. 땡볕, 하지만 아직 공기는 습하지 않아서 좋다. 다시 남쪽 무창포 방향으로 오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