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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헨드릭스

언제부턴가, 아마도 서른 중반을 넘어서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져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이듦에 있어서 어떤 특정 나이때(시기)를 지나면 더이상 새로운 음악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고 하던데, 요즘 내 경우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는 맞는말 같다. 열정적으로 음악을 들었던 시기를 향유하며 청춘이 소멸되는 과정을 하염없이 음미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것이 아주 단적인 예 일테지만 우리가 기성세대로 편입하는 과정일 것이고, 개인의 보수화는 그렇게 진행되는 것일게다. 나의 청춘의 음악이었던 록음악이 지금은 과거의 화려한 명성을 뒤로한채 공룡화석처럼 박물관에 유리되었다.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밴드의 형식뿐만 아니라 음악의 사운드와 메시지가 가지는 태도면에서 록은 죽은지 오래다. 젊음의 자유분방함을 대변하고 사회 진보의 기치를 저항의 몸짓으로 발버둥 치던 록의 시절에는 그 헛발질이 무의미하지 않았다.  체제의 억압을 넘어 젊음의 절규는 사회를 진보로의 방향으로 트는 파급력이 있었다. 나는 그 클래식한 혼돈의 시대가 그립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이라 겪어 보지도 않았으면서, 68혁명과 지미 헨드릭스가 쩌렁쩌렁하게 기타를 물어뜯고 기타로 마스터베이션 하는듯 현란한 몸짓 속에서 그 시대를 음미한다. 록이 죽은 시대에 우리는 ‘쇼미더머니’를 통해 지극히 개인화되고 황금만능주의의 사회 밑바닥 정신을 랩으로 소비한다. 현시대에 젊은이들이 록을 한다는건 대단한 사치이거나. 부유한 자제들이 취미삼아 하는 것이다. 기타와 앰프, 그리고 드럼 셋트 등등등. 시간과 돈, 적당한 공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