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tagged: 단편소설

양호소설

_ 양호해 내 이름은 양호. 아빠가 지은 이름이다. 나는 28주차 태아다. 그러니까 아직은 태명인 것이다. 나는 이 이름이 마음에 든다. 양호하게 잘 자라라..는 의미도 그렇고 듣기에도 나쁘지 않다. 아빠는 한대수란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 사람이 평소에 양호 하다란 말을 많이 사용해서 그의 딸 이름에도 양호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는 가수였는데, 듣자하니 그다지 양호하지 않은 삶을 산 사람이었다. 아방가르드 한 인생을 산 그를 아빠는 동경했다. 아빠가 처음 신촌 거리에서 그를 맞닥뜨렸을 때 _ 안녕하세요. 선생님. 좋은 음악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_ 라고 말 했다고 한다. 그가 살아생전의 존 레논 에게 말했던 거처럼.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언제 부터인지 모르겠다. 처음엔 멀리서 웅성대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렸다. 어디선가 꼬르륵 거리는 진동이 울릴 때에는 그 소리가 좀 더 선명해졌다. 벽에서 울리는 소리는 점점 또렷해졌다. 북소리 같이 두근득, 두근득 일정한 박자가 형성 되었고, 사방이 어두컴컴해도 나는 곧 모든 의식을 되찾았다. 어느 날 아빠는 이상한 목소리로 “물 좀 주쇼~ 목 마르요~” 라고 흥얼거렸다.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아빠는 노래를 썩 잘 부르지 못한다고 느꼈다. 그렇다고 듣기 싫은 건 아니었다. 한번은 엄마가 까르르 웃으며 배에 힘을 주는 바람에 나도 번쩍 눈을 뜨게 되었는데, 아빠 왈 “노벨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