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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works

Why do I feel the moments

20대 후반에 참선을 배웠다. 누누이 노력한 바, 좌선을 하면 오래지 않아 생각이 끊어진 자리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고 한동안 텅빈 자아의 몰입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이 훈련을 방 안에서의 명상 뿐 아니라 카메라를 든 모든 순간에 적용시킨다. 마주치는 세상에 자아가 있는 그대로 반응하는 것이다. 내 감각은 판단의 여지를 두지 않고 삶의 순간에 개입한다. 수시로, 명징하게 찍어서 정지 시키고자 하는 간절함이 솟구친다. 찍는 그 순간. ‘나’는 없어진다. 대체로 조리개는 조이고 셔터 스피드는 최대로 흔들리지 않는 세팅으로 제한을 건다. 조리개와 셔터만으로 최대한 단순하게 조작한다. 그래야만 삶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순간에 잠시  머 물 수 있다. 거리 사진의 핵심은 매 순간 실패에 대해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나는 보았지만 찍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벗어나 시간의 흐름속에서 존재를 긍정하는 것이다. 베를린에 머물면서 거리 사진과 참선을 병행했다. 여행지에서는 피곤하지만 각성의식이 첨예하기 때문에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거나 진솔한 자신과 대면할 기회가 많아진다. 나에게 깨어있다는 것은 사진으로 소통하려는 의지이다. 세상의 무심함을 끊고 몇 초 간의 프레이밍과 셔터누름은 살아있음의 희열을 가져온다. 나의 결정적 순간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나는 계속 사진적 수행을 실행 할 것이다. 사진 클릭해서 감상해 주세요

In God We Trust

In God We Trust 이것은 미국의 화폐에 새겨진 문구이자 국가의 공식적인 모토이다. 2015년 3개월 동안 텍사스주의 교회 공동체에 머물렀다. 기독교와 자본주의는 미국의 근간이고 오늘날 텍사스와 뉴욕은 이를 대표하는 도시 일 수 있다. 십여년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하면서 사진을 처음 시작했던 마음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내가 가진 지식, 테크닉, 미국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다 내려놓고 마주하는 대상에 충실하고자 했다. 35미리 소형 디지털 카메라와 표준 화각의 렌즈만을 가지고 사람들 속에서 삶의 다양한 표정을 포착하려 노력했다. 삶의 우연에 나를 온전히 맡기면서 타인을 통해 나를 바라보았다. 결국 모든 사진은 셀프 포트레이트 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일련의 사진을 편집하다 보면 내가 바라보는 미국의 모습들이 말해진다. 친절하지만 개인적이고, 관계 지향적이지만 진솔한 관계에 목말라하는 미국인의 모습들. 간혹 마음이 모든 긴장에서 내려놓은 어느 순간. 그 틈으로 삶의 진면목이 나타났다. 언어. 인종. 문화권을 넘어 그 짧은 순간 완벽하게 통했다. 이 사진 묶음은 여기서 소개된것 말고도 100여장 이상 되지만 어떤 컨셉과 개념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거리 사진의 즉물적인 감각으로 촬영되어진 잼(자유 연주)에 해당 된다고 본다. 사진 눌러서 감상하세요.

High and Dry

나의 어릴적 꿈은 파일럿 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사진을 인지하기 시작한 건 백과사전 속 전투기 사진 이었다. 파란 하늘과 은빛 날개는 나만의 세상을 상상하는데 기폭제가 되었다. 빛 바랜 컬러 사진이라도 모든 사진 속 풍경들은 한 때의 찬란함을 갖고 있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견인하는 비행기 사진으로부터 막연한 꿈을 키웠다. 어릴적 종종 시골에 내려가면 오산 비행장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굉음을 내며 창공을 내지르는 걸, 귀를 틀어막으면서 보았다. 젊고 강렬한 기운이 엄습했다. 본능적으로 대기를 가르는 에너지에 도취되었다. 당도할 젊음이 바로 눈 과 귀로 파고 들었다. 비록 파일럿의 꿈은 나쁜 시력으로 인해 일치감치 접었지만 하늘과 비행기는 언제나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생의 한창 때가 지나도 나는 여전했지만 서른 즈음의 어느날 박물관에 놓여진 낡은 비행기 기체들을 보면서 소멸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한 때 파란 하늘을 가르던 추억을 간직한채 퇴화되는 모습은 우리의 인생을 함축했다. 올라탄 콕핏에서 대지를 내다보던 동심의 꿈도 누런 먼지와 파리한 물때에 퇴색되었다. 누적된 시간속에서 역사를 말하고 있는 정밀 기체는 전쟁의 상흔과 힘의 역학관계를 촘촘한 리벳의 조형적 아름다움 속에서 보여 준다. 전장을 누비며 총알을 피하고 중력을 이겨냈을 조각지어진 판도가 향수로써 다가온다. 듬성듬성 꿈은 사라졌어도 우리 …

Re-search imagined matrix

사진의 리얼리티는 매개된 실재(existence)이다. 실체(substance)는 사라지고 사진에 의한 환상으로 전이 된다. 즉 존재의 현실은 의심 받는다. 매트릭스적 상상은 사실에서 느낌으로, 안전에서 위험으로의 이행이다. 세상이 낯설어 보이는 또 다른 순간. 몸과 마음의 반향은 동시에 일어나고, 나는 셔터를 누른다. 그 순간만의 미묘한 감정이 사진에 담긴다. 그 순간, 존재와 사물의 실체를 의심한다. 무의식의 기저에선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우리,세상은 무엇이지.. 사진은 영혼이 보내는 질문이다. 11×14 inch gelatin silver print 2007~2010 아래 사진을 눌러서 감상하세요

Joseon Blues

<조선 블루스> 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의 각성에서 시작 되었다. 나의 문화적 뿌리는 무엇인가. 우리의 역사적 전통성은 어떻게 되었나. 이런 질문에서 비롯해,  동시대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한 의문과 비판적 풍자를 통한 발언이다. Total 17 pieces Gelatin silver print, 20×24 inch 월간사진예술연재, 글 최현주 님이 쓴 조선 블루스 작업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발췌. _모든 시대가 그랬지만, 세상엔 언제나 지배계급이 있고 그 아래 궁핍하고 핍박받는 계층이나 계급이 존재했지요. 그들은 늘 새로운 세상을 꿈꿨습니다. 절망과 저항정신, 그리고 젊음을 무기로요. 19세기 중엽에 시작된 블루스가 독특한 리듬과 즉흥성으로 흑인들의 고통과 절망을 표현하고, 전기음과 강한 비트의 록이 60년대 이후 젊은이들의 반항을 대변하는 것이었다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나 ‘세계화’라는 엄청난 지배권력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저항의 무기삼아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고 정립해가야 할까요? 그 해답을 찾는 건 이 사진가가 던진 과제이기도 하고, 정치나 경제 모든 면에서 어렵고 혼란스런 이슈들로 점철된 우리 전부의 숙제이기도 하겠지요? 아래 사진을 눌러서 감상하세요. 2011 가나아트스페이스 2013 문화역서울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