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나이라 불리는 마흔살이 넘어가면서 느끼는건 설레임, 열정같은 마음의 떨림이 많이 둔해졌다는 사실이다. 그런것의 대표 적인게 음악 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고 수집하고 한동안 그 음악에 푹 빠져지내는 일이 사라졌다. 음악이 사라진 삶은 단조로워졌고 침잠되어졌다. 젊은시절 한때의 음악만을 계속 듣는 다면 그것이 꼰대가 되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해보니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잭 화이트 이후로 새로 열정을 쏟은 뮤지션이 없었다.
얼마전 U2의 내한공연을 관람하면서도 느꼈던 바이다. 그렇게 염원했던 밴드의 공연을 보면서도 좀처럼 흥이 나질 않았다. 뭔가 순도높게 빠질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진것 같다. 그런 와중에 내게 테일러 스위프트의 발견은 다시금 삶의 희열을 가져왔다.
워낙 유명했기에 이름만 들어봤던 상태에서 NPR Tiny Desk 쇼케이스에서의 첫 인상은 모든면이 건강한 사람 같다는 인상이었다. 중음이 매력적인 그녀의 음색은 개인적으로는 아델의 음색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주얼과 마찬가지로 곡을 시작하기전 그 곡에 대한 사연, 만들어진 계기등을 유려한 언변으로 이야기 해준다. 싱어 송라이터만이 할 수 있는 스토리텔러의 능력이다.
그렇게 그녀의 노래들, 발매했던 앨범들을 파악할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그녀의 노래 리스트도 만들 수 있었다.
I knew you were trouble. Blank Space.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 22. Red. Me. Shake it off. Lover. The man. All too well. Back to December.
넷플릭스에서 본 이 다큐멘터리는 이제 그녀의 팬으로서 축복이었다. 한창때 엄청 말랐는데 지금은 건강에 깨달은 바가 있어 더 이상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다. 여리여리한 소녀에서 자신의 소신과 영향력을 발휘하는 진정한 여성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녀가 어린나이에 음악계에 데뷔하여 성공을 맞보고 성장하는 과정에 몇몇 큰 이슈들이 있었다. 카니예 웨스트의 그 짓거리, 성추행피해 재판경험 등은 그녀를 힘들게 했지만 내적으로 성장의 밑거름이 된 듯 하다. 인상깊었던 장면은 그녀의 애인이 촬영한 듯 한데, 사랑하는이 앞에서 통기타 치며 노래하는 장면들 이었다. 정말 아름답고 행복한 여인의 모습은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외로워보이기도 하고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 많아도 그녀는 근본적으로 건강하고 올바른 자아를 가진 사람같다. 뭔가 씩씩하게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