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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2018

퀸의 팬들은 이 영화에 탐탁치 않은 시선과 박한 평가를 하는듯 하고 오히려 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영화의 매력에 빠져드는 듯 하다. 퀸의 팬들은 퀸이 프레디 머큐리다 란 생각보다는 멤버 각각의 역량과 밴드로서의 퀸을 절대적으로 옹호한다. 물론 밴드의 보컬리스트인 프레디 머큐리의 존재는 절대적으로 대체불가다. 퀸의 전기영화이지만 그 중심엔 한창나이, 마흔다섯에 에이즈 합병증으로 죽게된 프레디 머큐리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1985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앞두고 카메라는 과거로 회기한다. 전형적인 전기영화의 코드를 차곡차곡 밟아 간다. 프레디 머큐리와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드러머 로저 테일러와 만나는 역사적인 순간부터 밴드가 성장하는 순간들을 우리는 유쾌하고 경이롭게 바라본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멤버들의 우정과 우여곡절 와중에 퀸의 명곡들은 아주 명징하게 흐른다. 록음악은 이렇게 들어야 제 맛이다. 모기 왱왱거리듯 작은 볼륨의 소음이 아닌 오감을 자극하는 출력은 감각을 황홀하게 한다.

일반 극장에서도 좋았는데 아이맥스나 사운드에 특화된 상영관에선 더 좋았을 듯 하다.

출연 배우들과 실존 멤버들과의 싱크로는 대단하다.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가 가장 안 닮았고.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놀라울 정도다. 알다시피 프레디 머큐리는 인도/파키스탄계 였고 앞니가 독특한 외모를 보형물로 표현했는데 개인적으론 눈에 계속 거슬렸다. 반면에 이 배우의 눈빛 연기가 압권이었다. 음악 외 적으로 감정적인 몰입을 유발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내용을 자막으로 보니 감동은 더 배가 되었는데, 언뜻 카뮈의 이방인 내용 같아 보였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니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문학적인 면이 다분했다.

퀸의 팬은 아니었지만 프레디 머큐리 사망 후 1992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추모 공연을 했던 실황 비디오 테잎을 사서 보고 또 보았던 기억이 난다.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총망라 됐던 감동적인 장면들 이었다. 당시 가장 좋아했던 건스 앤 로지스 뿐만 아니라, 그 땐 몰랐지만 데이비드 보위를 처음 보았고 참 오묘한 아저씨네 했던 감흥이 떠오른다. 영화 자체도 좋았지만 어릴적 나를 회상하게 만드는 훌륭한 영화적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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