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셔본 싱글 몰트 위스키는 맥켈란 이었다. 년수 없는 NAS 제품인 셀렉트 오크, 이것을 구입 할 때는 싱글 몰트에 대해서 잘 몰랐다. 면세점에서 1리터에 7만원 이라는 가격이 괜찮게 보였다. 첫 느낌이 무척 좋았다. 입안을 휘감는 과일향 꽃향이 아 이것이 싱글 몰트의 세계구나라는 느낌을 확 가져왔다. 부드럽고 우아했다. 첫 느낌에 비해 병이 비워질수록 평범한 여운에 그쳐 졌지만 맥켈란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맥켈란은 글렌피딕 글렌리벳과 함께, 스카치 싱글 몰트 위스키를 대표한다. 아직 많은 싱글 몰트를 마셔보진 못했지만 누가 가장 좋아하는 싱글 몰트 위스키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맥켈란이라고 대답할 예감이 든다. 그래서 맥켈란 12년을 필두로 탐험을 나설 참이다.
유투브로 본 세계테마기행의 스코틀랜드 편에서 스페이 강과 맥켈란 증류소가 소개된다. 이 테마기행의 호스트인 중년의 여 교수는 상기된 표정과 톤으로 소개에 열심이었는데 좀 안쓰런 장면이 있었다. 증류된 스피릿을 숙성시키기 위한 오크통에 담는 과정에서 그 스피릿 맛을 체험하게 했는데, 방송 프로그램이니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맛 보는걸 보고 짓꿋은 직원이 한 번 더 마셔보실래요 권하고. 다시 한번 흔쾌히 마셔보는 장면이었다. 너무나 태연하게.. 하지만 막 오크통에 들어가는 원액은 알콜도수가 57~70퍼센트 이상의 것이 틀림없다. 우웩이나 퉤퉤 했어야 자연스러운 반응인것을, 방송의 사명감이 신체의 자정반응을 이겨냈다.
아마존에서 10불 미만의 힙 플라스크를 샀다. 잭 다니엘 전통 로고가 찍힌 스테인레스 제품인데 결정적 실수를 했다. 물로만 세척을 하고 맥켈란을 담아 두었는데, 얼마 후 마실려고 따라 보니 시커먼 액체가 흘러 나왔다. 나의 경솔함에 억 소리가 슬며시 새어 나왔다. 실제로 사용하기에 너무 싼 중국산 제품이 스카치 싱글 몰트 위스키계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던 것을 삼켜 버렸다. 무려 200ml 를. 얼마나 아깝던지 버리진 못하고 그냥 가끔 향만 맡는다. 꽃향기, 산뜻한 과일향이 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