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MB에 관한 글이 아니다. 진짜 쥐새끼에 대한 글이다.

주말에 처가집에 갔다가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친한 선배에게 연락을 취해 회포를 풀었다. 헤어지기 아쉬어 선배의 양평에 있는 별장으로 옮겨 이야기를 이어갔다. 집안이 어수선해서 연유를 물으니 얼마 전에 쥐 한 마리가 집안에 들어왔단다. 쥐는 광란의 파티를 벌였고 선배를 분노케 했다. 온갖 것을 갉아 먹고 똥을 싸지르고 어지럽혔다. 심지어 보일러 안의 전기 배선들을 끈어버려 보일러가 얼어 배관이 동파됐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항상 상주하지 않은 곳이다 보니 쥐는 더더욱 대범했던 모양이다. 쥐 한마리가 일으킨 피해는 생각만해도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온 갖 곳을 더러운 세균범벅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일단락 되어 벽돌 두장만한 철제 케이지에 갇혀 눈밭에 파묻혔지만 십여일 동안 쥐를 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끈끈이도 곳곳에 놓아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집안에 먹을것을 다 치우고 나서 한참 뒤에 결국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쥐덫에 들어간 것이다.

선배는 쥐의 만행을 사진으로 남겼다. 쭉 보고나서 동영상으로 잡은 쥐를 찍은 장면은 통쾌했다. 쥐새끼는 바닥에 깔아둔 신문지를 갉아 거품이 난 모양새로 부풀어 오르게 만들었다. 심히 초조하고 불안했으리라. 나는 종교를 믿진 않지만 평소에 삶의 지혜로써 불교의 가르침은 따르려 하는 편이다. 그 중 가장 큰 계율인 살생하지 마라의 경우, 해충과 쥐새끼는 제외다. 자비 없이 가차없이 제거 해야 할 비루한 존재인 것이다. 아마도 유전적으로 각인된 전염병의 공포가 쥐를 통해 발현된다. 혐오의 극치는 뱀같이 미끈한 꼬리를 보면서이다. 뱀이야 원래 그렇다치고, 털 달린 동물의 꼬리만 뱀의 그것이라니. 그것만 봐도 하는짓이 미꾸라지 같이 요리조리 빠져나갈거 같다. 소금을 쳐 고양이의 아가리에 던져주고 싶은 그런 심정이다.

지금 이 쥐새끼는 응징의 댓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엄동설한의 추위에 덫에 갇혀 옴짝달삭 못하고 있다. 인과응보의 엄연한 이치를 쥐새끼도 깨달았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