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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베이비문 숲으로의 만월여행

지난 주말, 우리 부부는 매일유업 베이비문 행사에 초대되어 홍천의 힐리언스 선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곳은 이시형 박사의 자연주의 생활방식을 모태로 한 힐링 리조트 였다. 강원도 산속에 콕 파묻힌 곳에 위치하여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자연속에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최고의 장소 였다. 도착해보니, 정말 이곳의 컨셉대로 전화, 와이파이도 안 터졌고. 객실엔 에어컨, 냉장고도 없었다. 오로지 푸른 숲과 별을 만끽하는, 소위 자연과 함께 하는 태교 여행, 만월 여행 으로는 최고였다.

처음, 옆지기가 카톡으로 매일유업 베이비문 신청해보라고 관련 링크를 툭 던졌을 땐, 반신반의의 심정이었다. 오히려 기업의 마케팅에 이용 당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던게 사실이다. 나는 ‘당첨이 되겠어?’ 하는 심정으로 신청서의 빈칸을 채웠는데, 그래도 마음 한 켠에는 고생하는 옆지기를 위해서 작은 선물이 되었음 하는 바램도 있었다. 그건 기우였다. 당첨이 되었고, 이 프로그램의 체험은 큰 선물이었다. (진짜 선물도 정말 많이 받았다.)

예비 부모로써 태교 라는 것의 실천에 있어 모호한 입장이었는데 어쩌면 최고의 태교는 이런 소소한 챙김, 마음씀이 아닐까 한다. 그런면에서 매일유업 베이비문 숲으로의 만월여행은 산모들을 위한 최고의 배려이자 선물이 아니었나 싶다.

힐리언스 선마을에 도착하자 마자 비탈길이 우리를 맞이했다. 골프장에서 이용하는 전기차가 주차장에서 객실까지 짐을 날라주는데, 우리는 한 시간여 일찍 도착해서 천천히 운동삼아 이동했다. 산속에 위치한 만큼 모든게 비탈 위에 있었다. 건물도 길도. 친절한 안내를 받아 건물 옥상의 테라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한가로움을 즐겼다. 곧, 스물 몇 쌍의 부부들이 강의실에 모였고 입구 한 켠에는 과일 음료와 커피, 페레로 로쉐, 누텔라가 제공되고 있었다. 모처럼의 달달함에 애들 처럼 기분이 좋았다. 입촌 안내를 받고 배정된 숙소에 들어서면서 정말 놀랐다. 이런 저런 선물이 한 가득 이었다. 여기서 다 열거 하기 힘들 정도로..

강의실에 다시 모여, 잘 생긴 사회자의 진행으로 참석 가족의 소개와 인사가 이어졌다. 대부분 태명의 뜻이 무엇인지를 흥미롭게 경청했다. 뜻밖의 선물을 한 가득 받아서인지 다들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곧 이어서, 이곳 영양사 분의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핵심은 거꾸로 식사하기 였다. 후식부터 먹어라. 과일 부터 먹으면 당분 섭취를 먼저 하기 때문에 저절로 소식하게 된다는, 그리고 30분 식사하기 였다. 바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산림치유 명상 이었다. 울창한 잣나무 숲에 모여, 잠시 하늘을 보고 누웠다. 피톤치드 가득했다. 힐링은 이럴 때 쓰는 말 이었다.

저녁 식사가 다가왔다. 먼저 테이블 마다 놓인 약간의 과일이나 파프리카를 먹고 뷔페식으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었다. 저염식이면서 조미료 무첨가 인데도 무척 맛있었다. 테이블에 놓인 모래시계를 돌려 놓으면서 30분간 식사하라는데 이건 도저히 지킬 수 없었다. 맛있는걸 어떻게 천천히 먹을수 있는가. 채 15분이 안 되서 식사를 마쳐도 소화는 편안했다.

아로마 마사지 시간에 이어 몽골 천막 건축물인 유르트에서 태교국악캠프가 이어졌다. 대단히 흥미로운 국악 강의와 함께 아름다운 연주가 귀를 사로잡았다. 국악의 세가지 요소인 바다.대지.산의 형상을 소리로 구현하며, 예시로 아리랑으로 시연 설명했는데 너무나 이해하기 쉽고 유익했다. 젊은 연주자들의 거문고 연주와 해금 연주는 정말 심금을 울렸다. 천장 높은 원형의 나무로 내부 마감된 유르트 안은 이런 전통 현악기의 울림을 포근하게 전달했다. 최고의 음악 태교가 아닐까 싶다. 해금 연주와 소리는 참 독특하면서 매력적이었다. 현악기에 관심이 많은 나는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열정적으로 강의해 주신 국악 교수님과 젊은 연주자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밖에 나오니 스탭들이 형형색색 LED풍선을 손에 쥐어 줬다. 태아에게 소망을 담은 편지를 풍선에 묶어 다같이 하늘에 날리는 행사였다. 저녁 이후로 카메라를 놓고 나왔기 때문에 사진을 못 찍은것이 무척 후회된다. 알록달록 빛들이 하늘로 날아갈때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 광경은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   반면에 이런 풍선들이 자연을 오염시킨다는 칼럼을 읽은 적이 있는데 다음에는 다른 방안은 강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모닥불에 모여 미리 준비된 고구마와 차를 잠시 먹고 하루의 일정이 끝났다.

객실의 취침방은 천장 가운데가 유리로 오픈되 있어 하늘의 별을 보며 잠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은 어제에 비해 여유로웠다. 가벼운 산길 산책을 마치고, 스파에서 탄산수에 몸을 담궜다. 목욕후에 먹는 아침이래서인지 아침식사가 더욱 맛있었다. 어제 보다 공기는 더욱 청명하여 식사 후 마신 커피의 향은 깊었다. 태교 요가 선생님은 남자 분 이었는데 강의가 아주 명료하고 유용했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요가법 이었다.

행사의 마무리는 경품 추첨 이었다. 참가자 모두에게 선물이 주어진다고 했다. 최고의 선물은 카시트와 이불셋트, 접이식 유모차 5개 였는데, 우리는 일찍 선택되어. 유아책 꾸러미를 받았다. 내심 유모차를 바랬는데,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어쨌든 모두에게 선물이 돌아가고 이미 많은 선물을 받은터라 만족했다.

올바른 태교 문화 확산과 예비 부모의 임신을 축하하기 위한 이런 자리는 기업의 사회적 활동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언젠가 우연히 읽은 기사에서 희기질환을 가진 소수 아이들은 위한 제품을 사업성이 없음에도 꾸준히 생산한다는 매일유업의 미담을 들은 적이 있다. 안 그래도 우리 부부는 상품 구매에 있어 소비자의 사회적 참여에 철저한 편이다. 개인의 투표권 행사가 국가의 방향을 확 바꾸듯이 사회적 논란의 기업을 잊지 않고 불매 운동을 꾸준히 벌여나가는 시민이 많아질수록 기업은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을 것이다.

마트에 가면 더 이상 옆지기에게 ‘ 매일유업꺼 사’ 라는 잔소리를 안 해도 되겠다. 애기가 태어나면 상하농원에도 방문해 보련다. 짐을 차에 다 실어 놓고 우리는 한가로이 점심을 먹었다. 다들 순산하기를 바라며, 뜨거운 5월의 햇살이 힐리언스 선 마을에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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