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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규칙이종변태

 

살다보면 별의별 사람을 만나게 되는게 우리 인생사의 축복이자 괴로움 일 것이다. 대부분 사람을 만나게 되면 첫 대면의 느낌이 있다. 첫인상. 한눈에 끌림이 작용하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또 첫인상은 좋았으나 알면 알 수록 아닌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에 이런 저런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내 삶을 되돌아 보면 꽤나 뜨악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에 어떤 자를 이야기 해 보자면.

자칭 무규칙이종예술가란 작자인데, 이름은 김형태라고 현재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이란다. 이 사람의 성추문 기사를 읽기도 전에 충격을 받았는데, 그건 저런 사람이 국가의 기관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박통2세 정권은 정말 얼마나 사람이 없었으면..저런 자를.. 또한 얼마나 썩었으면 저런 자들이 대통령직 인수위 위원으로 그래서 한자리 차고 있는 꼴이 정말 가관이다. 최씨일가 사건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전, 국정감사에서 폭로된 이 자의 파렴치한 면면은 나름 옛 추억을 되살려 주었다.

홍대 바닥의 역사를 좀 아시는 분은 클럽 발전소를 들어보셨을 거다. 90년대 고2~3 넘어갈 무렵에 처음 가보았던 그 곳은 홍대 클럽문화 초창기에 유명했던 장소였다. 이 곳이 김형태가 운영했던 클럽이란걸 알았을 때, 나는 이 사람 홈페이지에서 에세이를 읽어오고 있었다. 어떤 글들에선 대학 시절 배고픈 일화들을 들려 주기도 했고, 가난한 화가의 고단한 삶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어느 순간 클럽 사장이라니.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었다.

그 즈음에 홈페이지에서 청춘 카운셀링한 내용을 엮어서 ‘너 외롭구나’ 란 책을 냈는데 많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의 논조는 대략 너희들이 게으르고 무능하니까 아가리 꽉 깨물고 스스로 인생 개척하라는 메시지 였다. 처음 읽었을 땐 자기성찰적 반향이 큰 내게 자극을 주었다. 그런 직설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점점 사회구조적 모순과 병폐를 배재한채 오로지 젊은이들의 노력부족에만 호통치는 그의 글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함께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 후의 여론은 멘토링 이랍시구 곰방대 뻐끔뻐끔대며 꼰대질 하는 어른들을 경계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리고 이 사람은 황신혜 밴드란 이름으로 인디 음악을 한다. 음악은 참 거시기한데, 일렉트릭 기타와 이펙터에 관한 이야기들을 홈페이지에서 종종 읽어왔다. 그 와중. 학생들에게 예술 레슨을 하고 있었는데, 그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겉으론 제자도 있어보이고 나름 인텔리한 분위기에 커리큘럼도 그럴싸했다. 소정의 금액으로 네 차례 특강을 한다기에 호기심으로  강의에 참석했다.

첫 날 알아보았다. 젠장. 낚였다. 사이비다. 이 사람은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게 너무나 확실했다. 모던과 포스트모던의 개념이나 시기도 모르면서 궤변을 지껄였다. 죄다 뒤죽박죽 썰을 풀어대었는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쟤 또 뭐래냐 하는 심정이었다. 공부하지 않은 자가 지식인 노릇하는 가장 안 좋은 예 였다. 간혹 주변에 보면 자기는 책을 안 읽어도 세상의 이치를 다 안다는 투의 사람이 있는데 그런 종자에 가까웠다. 내가 그 때 든 생각은 아무리 못해도 저런 사람처럼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최소 인간의 마지노선 이었다.

한 참 지난 후 그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홍대앞에 유기농 식당을 열었더라. 젊은이들도 그의 본색인 가짜 지식인을 알아차렸는지, 이 인간 멘토링으로 낚을 수가 없어, 이번엔 자연식으로 낚아보려 하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 후의 소식이 이 글의 처음인 문화재단 사장과  성추문이다. 국정감사와 기사를 보면 역시나 파렴치한이다. 개인적으로 박민규 소설가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소설집 카스테라 뒷편에 작가의 말을 보면, 어떤 소설은 누구한테 준다며 이 자 이름이 나와 친분이 예상되는데. 솔직히 대단히 실망이다. 가뜩이나. 박민규 작가는 표절이란 이름이 따라다니니..

명사들의 좋은 책들을 보면 사람이 우주이고 미래이자 희망이다. 란 말씀을 많이 듣게 된다. 인간의 선함에 방점을 찍는 이상어린 귀결에 나름 약간의 안심과 평온을 되찿는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건 갖은 똥내를 참아가며 스스로 더럽혀지지 않으려는 결단의 나날이다. 인간이 가진 탐욕과 무지의  어두운면이 밝음을 지양할때 우리는 괴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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